
디자인 전공 4년, 편집 디자이너 인턴 10개월, 약 1년 전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 웹 디자이너겸 퍼블리셔로 입사해 최근 UX/UI디자이너로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서까지 많은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
한 때는 디자인이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느껴서 '앞으로 디자인 절대 안 할 거야!!'라고 하고 퍼블리셔 또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꿈꾸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돌고 돌아 다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마도 난 회사를 다니지 않더라도 평생 디자이너로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언제 또 바뀔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렇다.
디자인 절대 안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그 때의 나는 왜 그랬는지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적성에 맞지 않는 실기 수업 과제를 데드라인에 맞춰 내야했을 때나 정해진 틀이 있는 광고에 이미지와 텍스트, 색상만 바꿔서 결과물을 만들었을 때.. 같은 수동적인 디자인을 할 때 마다 그랬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건데 왜 이걸 이제서야 깨달은 걸까?
작년부터 작은 회사에서 1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 작은 회사지만 이게 무슨 인복인가 싶을 정도로 과분하게 대단한 경력자들과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분야는 다르지만 덕분에 여러 방면의 지식과 업무 스킬 등 많은 것을 보고 배운다.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디자인에 내 의도와 확신이 있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사실 부끄럽게도 불과 몇 개월 전까지 난 온전히 디자인이 내 책임이 되는 것이라는 게 너무 부담스럽고 싫었다. 수동적인 디자인을 하는 건 싫어하면서 내가 한 디자인을 내가 온전히 책임지는 것도 싫다? 무슨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같은 소리인지? 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다보니, 디자인 피드백을 받을 때 '이 부분은 왜 이렇게 했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ㅇㅇ님이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말씀하셨어요.'가 먼저 튀어나왔다.
이와 같은 패턴이 세번쯤 반복되면서 스스로 '나 왜이래? 너무 바보같은 대답이다.'라는 생각이 들고 또 디자인 재미없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쯤, 한 분이 나에게 '디자인할 때는 의도를 가지고 해야하고, 본인의 디자인에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왜 이렇게 했냐를 물어봤는데 누군가가 이렇게 하라고 해서 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 안 된다.'라는 말을 해주셨다. 사실 알고 있는 부분이었지만 나도 모르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머리속 한 쪽에 밀어두었던 문제점이었기에, 저 말을 듣고 그 밀어두었던 문제가 뇌를 지배해서 그 날은 하루종일 멍해 있었다.
자신의 디자인 결과물을 보여주면서 확신이 없어서 내 의도에 대해 말 끝을 흐리거나 대충 설명하고 만다면 그걸 듣는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그 의도를 생각하고 판단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사실 디자인은 보여지는 것이 다 인 것 같기 때문에 설명하려고 하면 딱히 할 말이 없어 내 의도를 설명하는 것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100% 나의 의도대로 나의 디자인을 봐주지는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알고 있지만.. 아직도 어렵다.
그런 의미로 나의 이런 생각과 일맥상통해 두고두고 보려고 필사해두었던 아티클들의 일부를 다시 한 번 적으며 머리속에 새겨야겠다.
'글 쓰는 디자이너'의 일부_
요즘 나는 글을 쓰거나 회사에서 디자인 아웃풋을 설명할 때 또한, 내 결정이 필요할 때 특히 '~한 것 같다'는 표현을 가능한 줄이려 한다. 이래서 좋은 것 같다, 이게 더 나은 것 같다 등 이런 말은 자신의 주장을 확신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좋을 것 같다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거니까. 또한 내 주장에 확신이 없으면 듣는 사람도 내 주장을 흐릿하게 받아들이거나 확대, 축소 해석하게 된다.
물론 '~한 것 같다'는 말투만 바꾼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근본적으로 내 주장과 표현에 확신을 가지려면, 확신이라는 보상을 받을 만큼 치열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 하나가 '좋다'고 말하기 위해서, '좋을 것 같은' 나머지 99개를 모두 시도해 보고 따져 봐야 한다. 그리고 혹시 내가 놓친 101번째도 있으니까, 내가 말하려는 주제에 대한 일상적인 관심과 공부가 필요하다.
글 쓰는 디자이너
디자이너가 (회사, 협업 등 환경을 제외한) 개인의 업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나는 글쓰기를 추천한다.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무엇이 부족한지 알면 시간을 들여
jasonyoo.com
'UI디자인을 위한 UX원칙 5가지'의 일부_
실무에서 동료에게 내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설득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 UX연구는 동료들에게 내 디자인 의도를 명확하게 전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다. 동료의 '왜 이렇게 디자인 했는지?'라는 질문에 '예쁘잖아요'라는 대답 만으로 내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적어도 모바일 환경에서는 '예쁘기만 한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이 아니다. '이 사용자 여정은 왜 이렇게 진행되지?', '이 버튼은 왜 여기에 있고 색은 왜 이렇지?', '이 구성요소와 크기는 왜 이렇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UX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모바일 UI디자인은 미적인 측면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UI 디자인을 위한 UX 원칙 5가지
디자인 독학하기 02 | UI/UX 디자인 경험을 공유합니다 :) [Contents] 01 실무 UX 디자인의 정의 02 모바일 UI 디자인을 위한 UX 원칙 1_ [대원칙] 쉽고, 쉽고, 쉽게 2_ 단순하게 3_ 자연스럽게 4_ 사용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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